리겔 제국의 장군.
최근 전투에선 손맛이 느껴지는군.
오늘은 상대 움직임이 잘 보였어.
나에게도 신의 가호가 느껴지다니……
……기분 탓인가……
이미 충분히 단련된 느낌이군.
이게 나의 운명인 거겠지.
미안해, 티타……
……아아, 당신은…… ……그렇군……
큭, 방심했나……
폐하의 명을 이룰 때까진 죽을 수 없지.
퇴각하도록 하겠다.
기분 좋은 승리다.
배울 것이 많은 전투였군.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가슴이 아프군……
티타… 아아, 당신이 없으면 난……
아, 아름인가. 이제 곧 리겔 성이군……
이대로라면 나는 루돌프 폐하를 내 손으로 치게 된다.
그것을 폐하가 바라신다고 하더라도 과연 옳은 일인지……
폐하는 네가 발렌시아를 구할 자라고 말하셨다.
그 말씀의 진짜 의미를 나는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그저 믿을 수밖에. 부탁한다, 아름.
나는 부상을 입고 어딘가에서 이 발렌시아로 흘러 들어왔다.
나를 발견해 준 것이 바로 티타. 그녀는 나의 은인이야.
정성을 다해 간호해 주고, 위로도 해 주고……
어째서 처음 보는 타인에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는지 신기했지.
하지만 그랬기에 나는 살아갈 힘을 되찾을 수 있었어.
지금의 내가 있는 건 티타 덕분이야.
……뭐, 가끔 약과 착각을 해서 향신료를 상처에 바를 때도 있지만.
나는 어디에서 왔냐고? 글쎄…… 생각해 본 적도 없어.
다들 아카네이아 대륙이 아니냐며 수군대고 있는 모양이지만……
딱히 스스로 과거를 알아내려고 노력할 생각은 없어.
생각하려고 하면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걸린다고 할까……
아무래도 그다지 좋은 기억은 없는 모양이지.
하지만, 그렇군. 단 한 가지…………
아니, 그만두지. 티타를 슬프게 하고 싶진 않아.
격렬한 전투를 치르는 동안 그의 기억은 돌아왔다. 하지만 그를 사랑하는 티타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그 기억이 너무도 아픈 기억인지, 과거에 대해서 전혀 언급하지 않고 티타와 함께 살았다고 한다.
자신을 깊이 사랑해 준 티타의 죽음을 슬퍼하며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 아카네이아 대륙에서 모습을 봤다는 소문도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