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 신전 (1)

던전🔗

아름

통로 끝에서 심상치 찮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목덜미의 털이 쭈뼛 서는 느낌이다. 나는 이 앞에 있는 도마 신전의 주인이 두렵다. 하지만 우리는 나아가야만 한다. 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

통로🔗

아름

!! 다들, 멈춰!

클레베

왜 그러지, 아름?

아름

앞쪽에 누군가…… …………!

아름

저건………… 페르난?!

클레베

뭐라고?

페르난

……그 목소린…… 클레베……?

클레베

페르난!!

클레베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이렇게 된 거야……!

페르난

……괜찮아. 다 자업자득이니까……

페르난

그보다…… 결국, 여기까지 왔구나……

페르난

역시, 도마를……?

클레베

그래…… 그게 선대 황제 루돌프의 유언이야.

페르난

그래……

페르난

황제는, 도마의 광기를 눈치채고 있었나……

클레베

광기?

페르난

그래……

페르난

지금의 도마는, 신이라 할 수 없어. 저건 그저 힘을 향한 집념일 뿐……

페르난

……너…… 아름, 이라고 했던가……

아름

어……? 나한테 할 말이라도?

페르난

그래……

페르난

베르크트님을 조심해라…… 그분은 이미……

페르난

……윽……!

아름

페르난!

페르난

아름…… 도마를 쓰러뜨려 줘……

페르난

부탁 같은 걸 할 입장이 아니란 건 알고 있어.

페르난

하지만 이제 너밖에 없다……

페르난

더는 사람들이 도마의 힘에 미쳐 비극을 반복하지 않도록……

아름

……알겠어. 도마는 내가 반드시 쓰러뜨릴게.

페르난

그래…… 부탁한다………… ……큭……!

클레베

페르난! 괜찮아?

페르난

하… 하하…… 참 우습지. 내가 너희에게 부탁을 다 하고……

클레베

그게 무슨 소리야. 넌 여전히 내 친구인데.

페르난

……하여간 너도 참…… 언제까지 그렇게 무르게 굴래?

페르난

네가 항상 그렇게 날 용서해 주니까,

페르난

사과하는 법을 잊어버렸잖아……

클레베

페르난?

페르난

사실 알고 있었어.

페르난

내게 일어난 불행은 누구의 탓도 아니라는 걸……

페르난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면 그걸 방치한 것은 누구지?

페르난

다름아닌 내 자신이잖아.

페르난

난 그걸…… 날 향해야 할 분노를 힘없는 평민에게 쏟아부었어…………

페르난

귀족으로서, 창피한 일이지……

클레베

이제 됐어, 페르난.

클레베

넌 충분히 잘못을 뉘우쳤어.

클레베

이 이상 널 탓하지 마.

페르난

그래…… 나도 너무 지쳐 버렸어.

페르난

슬퍼하기에도, 화를 내기에도……

페르난

다만 마지막으로 클레베…… 널 만나서 다행이야.

페르난

너도, 네가 선택한 왕도 모두 옳았어……

페르난

역시 넌…… 내…… 자랑스러운…………

페르난

……………………

클레베

……페르난?

클레베

페르난…… 장난치지 마.

클레베

눈을 떠, 페르난! 페르난―――……!!

클레어

페르난……! 거짓말이죠?!

클레어

일어나세요! 함께 소피아로 돌아가야죠!

클레어

네? 페르난! 뭐라고 말 좀 해 보세요……!

클레베

……클레어, 이제 그만해. 이만 편히 쉬게 해 주자.

클레어

……오라버니………… 흑…… 으흐흑…………!

아름

……괜찮아? 클레어, 클레베……

클레베

……그래.

클레베

지금은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냐. 갈 길을 서두르자, 아름.

아름

그래……

아름

페르난, 네가 만든 해방군에서 너와 함께 싸울 수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아름

정말,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어.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