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삼림 지대의 북쪽에 위치한 평야 지역. 교역로가 이어져 있다.
여기서부턴 한 발짝도 지나갈 수 없다!
……이런 놈들에게…… 제기랄…………!
돌아왔나, 베르크트.
네…
……재미 삼아 해방군과 전투를 벌여 패배했다는 게 사실이냐.
……윽! 면목 없습니다.
녀석들을 너무 얕잡아 봤습니다.
…………
무려 베르크트님 정도의 분께서
떨거지들이나 마찬가지인 해방군에게 패배하시다뇨.
명예로운 리겔 기사단의 이름도 옛말인가 보군요.
네놈……!
하인 따위가 우리 기사단을 모욕하는 거냐?
어리석은 놈, 네 주제를 알아라!
오오…… 이 리겔 제국의 시조,
위대한 도마님을 섬기는 절 하인이라 칭하시다니.
주제를 모르는 건 어디의 누구신지요.
뭐라……!
루돌프 폐하.
보고에 따르면 해방군은 국경에 위치한 수문으로 향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수문을 지키는 타타라는 우리 도마 교단에서도 손꼽는 실력자.
게다가 아무래도 재미있는 장난감을 손에 넣은 모양입니다.
분명 녀석들도 여기까지일 겁니다.
……큭! 폐하!
뭐냐. 말해 봐라, 베르크트.
해방군이 수문을 통과했을 때를 대비하여,
국경의 수비를 저, 베르크트에게 맡겨 주십시오.
…………
이번에야말로 녀석들의 숨통을 확실히 끊어 놓겠습니다.
부디 다시 한 번 기회를……!
……좋다.
놈들이 이 리겔 제국에 한 발짝도 들여놓지 못하게 하라.
네!
어라라…… 굳이 왜 그런 헛수고를 하시려는 걸까요……
크크큭……
…………윽……!
아……
………………
베르크트님,
황제 폐하께 보고는 다 드리셨나요?
그래. 지금부터 국경으로 떠날 거다.
어머…… 귀환하신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내가 폐하께 부탁드렸어. 오명을 씻을 기회를 달라고 말야.
젠장할, 아름!
그 녀석 때문에 쥬다에게 그딴 굴욕을 받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고야 말겠다……!
어머, 베르크트님 아니세요?
넌……
오랜만에 뵙네요.
쥬다님으로부터 공포의 산을 일임받은 누이바바라고 합니다.
그보다…… 소식 들었답니다, 베르크트님.
소피아의 미천한 해방군에게 패배하여 도망쳐 오셨다고요.
……도마 교단 녀석들은 하나같이 예의라곤 모르는 것 같군.
어머, 무서워라.
오해 마세요, 베르크트님.
전 베르크트님께 힘을 빌려드리려는 것뿐인걸요.
힘을 빌려줘? 흥, 바보 같은 소리.
스스로 단련할 생각 없이 수상한 신에게나 매달리는,
네놈들의 힘 따위, 내겐 필요 없다.
어머, 그렇게 말씀하셔도 괜찮으시겠어요?
국경의 수비라고 하는 대전투에서 만에 하나 패배하는 일이 벌어지면
아무리 베르크트님이라 하셔도 입장이 곤란해지실 텐데요……?
…………큭……
베르크트님께선 그렇게 말씀하시지만
이번 전투에서 교단의 활약은 똑똑히 확인하셨지 않나요?
도마님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분명 알고 계실 거라 믿어요.
아시다시피, 대사제 쥬다님께선
친딸인 마라와 헤스테를 도마님께 제물로 바치셨답니다.
물론, 그에 따른 강대한 마력을 하사받으셨지요.
아아, 그런 짓을? 무시무시해……
어떠세요? 베르크트님.
도마님의 힘을 원하신다면 제가 몸소 의식을 치러드릴 테니
사양 마시고 찾아 오시길……
……쓸데없는 소리.
도마의 힘이 아무리 대단하다 한들 내 힘으로 이기지 않으면 의미가 없어.
……고집이 대단하시네요. 그럼 이거라도 몸에 지녀 주세요.
이건…… 거울?
제 주술이 담긴 거울이랍니다.
물론 전 베르크트님께서 승리하시리라 믿고 있어요.
하지만, 만에 하나 위기에 처하셨을 경우엔
이 거울을 깨뜨리세요.
분명 도움이 될 테니까요.
이런 거, 나에겐……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
만약을 위한 것일 뿐이랍니다.
무운을 빌겠습니다, 베르크트님.
우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