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마틸다님.
안녕, 클레어. 너와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오랜만이네.
네, 정말로요……
마틸다님께서 도제에게 붙잡혀 가셨을 땐 눈앞이 깜깜했어요.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고마워.
너희가 도제를 물리쳐 준 덕분이야.
저도, 남쪽 요새에서 적에게 붙잡혔었는데요.
몹시 불안하고 쓸쓸해서…… 밤에도 잠들 수 없었어요.
마틸다님께선 저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그와 같은 경험을 하셨겠죠……
클레어……
기뻐, 그렇게나 날 생각해 주었구나.
하지만 난 언젠가 반드시 클레베가 구해 줄 거라 믿고 있었거든.
그래서 쓸쓸하다곤 생각하지 않았어.
……그러셨군요. 마틸다님은 정말 강인하세요.
저도 마틸다님을 본받아야겠어요.
클레어……
………………
……무슨 일이신가요? 마틸다님.
절 뚫어져라 쳐다보시고……
용건이 있으시다면 사양 말고 말씀해 주세요.
아아, 미안. 용건이랄 것까진 아니고……
잠시 못 본 동안, 네가 좀 변한 것 같아서 말야.
제가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요?
얼마 전, 날 위로하러 와 줬잖아?
게다가 이전보다 훨씬 주위를 살펴보게 됐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할 수 있게 됐지.
정말 훌륭해, 클레어. 너도 어른이 다 되었구나.
마틸다님……
그, 그런가요? 저는 전과 똑같은걸요.
거봐.
네?
예전 같았으면 그럼 제가 어린애라는 건가요?
……라며 물고 늘어졌을 텐데 말야.
어머! 절 뭘로 보시고.
……아뇨,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후후후……
마틸다님.
안녕, 클레어. 무슨 일이야?
네가 먼저 말을 걸다니 흔치 않은 일이잖아.
……얼마 전 이야기 말인데요, 역시 조금 아닌 것 같아서요.
아니라고?
전, 어른이 되려고 된 게 아니라……
되어 버린 걸 거예요. 분명.
예전엔, 기사단에서 매일같이 오라버니와 페르난과 함께했고
힘든 일도 있었지만, 굉장히 즐거웠어요……
저, 바라면 이루어지지 않는 일 같은 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현실을 깨닫고야 말았어요.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들뿐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남의 눈치를 보게 됐어요.
클레어……
마틸다님 말씀처럼 어른이 된 게 아니에요.
전, 이런 제 자신이 조금 마음에 안 드는걸요.
아니야, 클레어.
지금의 넌 전보다 훨씬 멋있어.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돼.
마틸다님……
그리고,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누가 그래?
확실히 모든 게 생각대로 되진 않겠지만……
바라던 것과는 다른 형태로 이루어지기도 하는 법이라고.
포기해 버리기엔 아직 이른 거 아닐까?
……감사해요. 마틸다님 말씀대로예요.
저, 조금 마음이 약해졌었나 봐요.
이래선, 오라버니께 놀림받아도 할 말이 없겠어요.
정말 그래. 걱정 마, 넌 반드시 행복해질 거야.
아니, 나랑 클레베가 반드시 행복하게 만들어 줄게.
마틸다님……
그러니까, 그……
앞으론, 좀 더 친근하게 대해 주면 기쁠 것 같은데.
그, 그건………… 생각해 볼게요.
후훗…… 그래, 잘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