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앗, 세리카님?!
모두……!
다행이다, 무사했구나.
세리카님……! 다시 만나서 다행이에요.
쥬다의 마법으로 이상한 곳에 떨어져선
몬스터들에게 둘러싸여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그런데 어디에선가 신비한 목소리가 들려와……
그 목소릴 따라갔더니 이곳에 오게 됐어요.
그랬구나…… 분명 미라님이실 거야.
이런…… 이런 일이 가당키나 하단 말이냐.
팔시온의 봉인이 풀리다니……
미라, 오라비인 도마님을 배신하겠다는 거냐……!
찾았다, 쥬다!
더는 네 멋대로 할 수 없을 거다. 각오해라!!
아름…… 루돌프의 아들놈.
도마님을 거스르는 게 아비를 아주 쏙 빼닮았구나!
쥬다! 왜 모르는 거야?
도마는 미쳤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가 됐다고.
그게, 신룡의 운명이야.
닥쳐라, 계집! 네가 뭘 안다고 지껄여.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게 뭐 어떠하다는 거냐.
발렌시아는 신의 힘 없이 살 수 없다.
아니야!
이제 우린, 신의 도움 없이도 살 수 있어.
어리석구나…… 그런 일이 가능할 것 같으냐.
가능해!
우린 그걸 증명하기 위해 여기까지 온 거야.
기껏해야 인간인 주제에 자만심이 지나치구나……!
재미있군. 그렇다면 증명해 봐라.
네놈들이 말하는 인간의 힘이란 걸!!!
내가 뭘 어떻게 할지는 나 스스로 결정할 거야.
내겐 친구들이 있으니까…… 신 따위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아.
힘, 힘, 시끄럽네……
그렇게 힘이 좋으면 내가 직접 먹여 줄게.
나와 아름이 살 세계에, 너 같은 건 필요 없어……
너 같은 건 필요 없다고!!
신과 사람의 싸움이라…… 이런, 절 불타오르게 하는군요.
미라님……
미라님의 뜻이 곧 저의 뜻. 반드시 도마를 해방하겠습니다!
신의 힘에 의지해 사는 건 제 미학에 어긋나요.
그러니 거두어 주시죠!
미친 신에게 기생하여 생을 이어갈 바엔 사람으로서 명예롭게 죽기를 택하겠다!
힘없는 백성을 부당하게 지배하려는 힘 따위, 난 따를 수 없어.
그런 건 신도 뭣도 아니야!
힘이 전부라는 답답한 소리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거거든.
네 정령의 소린 정말 소름 끼쳐…… 이딴 마도라면 난 필요 없어.
무엇을 신으로 떠받들지는 내가 정해.
그리고 그건, 적어도 너희는 아냐.
신 같은 건 필요 없어. 왜냐하면 난 강하니까~!
나와 지크가 살아갈 세계…… 네 멋대로 굴게 두진 않겠어!
루돌프 폐하……
폐하의 숙원, 이 지크가 반드시 이루어 드리겠습니다!
나의 벗, 루돌프의 이름을 걸고…… 이 싸움은 절대로 질 수 없다!
세리카님의 적은 나의 적…… 더는 네 멋대로 굴지 못 할걸!?!
너네들의 방식, 정말 마음에 안 들어.
이유는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
난…… 이런 무서운 신, 싫어.
뭐, 어쩌다 보니 여기까지 와 버렸지만.
아가씨의 소원, 끝까지 이루어 주고 싶어졌거든.
힘으로 이 세계를 지배해……? 그래서야 해적들이랑 뭐가 달라?
그런 거, 난 용납할 수 없다고!
너희에게 관여한 순간 내 운은 다해 버린 걸지도……
뭐, 됐어. 이렇게 된 이상 끝까지 함께하자고.
싫다, 정말. 힘, 힘, 야만스러워서 원.
그런 세계는 듣기만 해도 인간미 없고 지루해서 싫어.
위대한 신룡의 힘일지라도 자칫 잘못하면 비극으로 이어지지.
우린 그걸 잘 알고 있어…… 그래서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이 세계는, 용의 힘으로 농락당하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야!
우리가 살 세계는 우리가 만들어. 아카네이아에서도, 발렌시아에서도!
힘과 공포로 세계를 지배해……? 그거,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났다고.
한 번 사는 인생, 즐기며 살아야지.
난 이딴 세계를 위해 싸워 온 게 아냐!
당신네들…… 모조리 해치워 주겠어!!
아아…… 당신이란 사람은 어디까지……
당신은, 죽어도 이해할 수 없을 거야……!!
힘과 공포로 지배되는 세계……
흥미가 전혀 없다곤 할 수 없지만, 너희 밑에서 일하는 건 사양이야.
도마 신이시여, 당신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젊은이들에겐, 희망찬 세계를 남겨 주고 싶군요.
도마 신…… 우리의 선조여. 이건 우리의 마지막 자비.
위대한 신에게 걸맞은 명예로운 최후를!
어려운 건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절대 당신에게 지지 않아요!
누가 세계를 지배하든 나하곤 상관없는 일이지만……
너희 밑에선 즐겁지 않을 것 같아. 그러니까 방해를 좀 해야겠어.
세계를 지배하겠다니… 오만하군.
고결한 정신이 없는 힘은 한낱 허상일 뿐! 지금부터 내가 그것을 알려주지.
우린 비록 어쩌다가 동료가 된 이방인이지만……
당신들이 없는 편이 낫다는 건 확실히 알겠어요.
도마님을 따르라!! 도마님의 힘을 숭배하란 말이다!!!
아아…… ……이런…… 말도 안 되는……
도마님…… ……도마님…………!!
나쁜 아이구나……
왜 아버지 말을 듣지 않는 거니……?
그렇게…… 아버지가…… 원망스럽니……?
그래…… 정말 못 말리는 아이구나…………
치사해…… 소니아……
왜 너만, 너 하고 싶은 대로……
아아…… ……그래……
나도, 내 멋대로 살았더라면…… 좋았을걸…………
힘이 전부다…… 힘…… 힘이야말로…………
내게 굴복하라…… 힘을 갈구하라…………!!
이제 끝이다, 도마……!
베르크트, 페르난, 미라. 그리고 아버지……
네 힘에 농락당해 스러진 사람들이 셀 수도 없어.
더는 비극을 반복하지 않아!
신룡, 도마여. 당신에겐 감사하고 있어요.
당신과 미라님이 없었더라면, 이 발렌시아도 없었을 거예요.
저희가 이 세상에 태어나, 기쁨과 슬픔을 알 일도 없었겠죠.
그러니 더 이상, 우리 모두 서로에게 상처 주지 말아요.
위대한 영혼에게 평온한 영면을……!
이제 됐다……
용사 아름이여, 모든 것을 너에게 맡기겠다……
우리 남매의 의지를 이어받아 이 발렌시아를 다스려라……
도마의 강함과 미라의 사랑으로 사람들을 바르게 인도해라.
우리들의 잘못을 또다시 저질러서는 안 된다.
그리고 두 번 다시 우리의 잠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