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산 지형을 이용해 만들어진 성. 요새처럼 단단하고 실전을 고려한 건축 때문에 우아한 소피아 성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 그 녀석이……
아름이, 황제 폐하의 아들……?
리겔 제국의 정당한 후계자?
……그럼, 난…… 지금껏 뭣 때문에……
……거짓말이야……… 이런 건…………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
여긴…… 제단? 내가 어느새 여기까지……
……갈구하는 자여……
?!
힘을 갈구하는 자여……
……내게 굴복해…… 받아들여라……
……이 목소리는……!
도마…… 당신이 도마 신인가……?
…………
어…………?
베르크트님!
……리네아……
찾았어요, 베르크트님.
설마, 이런 곳에 계실 줄은……
베르크트님께선 교단을 싫어하셨잖아요.
……그랬지.
갑자기 튀어나온 후계자에게 황제의 자리를 빼앗기고,
신에게라도 기대고 싶은 기분인 건 확실해.
아……
죄송해요, 제가 쓸데없는 소릴……
…………
베르크트님, 부디 낙담 마세요.
아름님은, 상냥한 분이신 것 같으니 분명 베르크트님께도 해코지는……
그게 뭐 어쨌다는 거야!!
…………!
난 아름에게 이기고 싶었어. 이겨서, 황제가 되고 싶었어!
널 황비로 만들어, 이 발렌시아를 손에 넣고 싶었다고!
……그런데 지금 이 꼴을 봐.
이젠 이 리겔 제국마저 영원히 내 것은 못 돼.
놈의 잔정에 기대어 목숨을 부지할 바엔,
깨끗이 처형당하는 편이 훨씬 나아!
베르크트님……!
제발, 그런 무서운 말씀 마세요.
전……
황비 같은 건 되지 않아도 괜찮아요.
……뭐라고?
전 베르크트님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걸요.
그러니 베르크트님께서 황제가 되지 못한다 해도, 전……
……리네아…… 너마저…………!
네?
루돌프와 마세나처럼 그동안 날 비웃고 있었던 거냐.
아무것도 모르는 날, 황제가 될 수 있을 리 없다고!
동정하며 비웃고 있었던 거냐??!!
베르크트님?! 무슨 말씀을……!
……도마여, 신이여…………
당신의 뜻대로 굴복할 테니, 내게 힘을!!
모든것을 파괴할 힘을 내게!! 어떠한 대가를 치르게 돼도 좋다!!!
꺄아아아아아아아――!!!
베르크트님!
베르크트님……?
다……당신은…… 설마, 리네아님을……?!
할아버지, 이 문은 뭐야?
이 앞은, 도마의 탑 지하에 있는 제단으로 이어져 있다.
한 번 들어가면, 쉽게 되돌아올 수 없다는 걸 명심해라.
만반의 준비를 해 두는 게 좋을 게다.
알바인 왕자님……
베르크트님을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루돌프 폐하께선, 베르크트님을 몹시 애석하게 여기셨습니다.
진실이라곤 무엇 하나 알지 못해 분명 괴로워하게 될 거라고 말입니다.
허나, 알바인 왕자님의 존재를 알려 드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품을 떠난 아들 또래의 조카가 무척 사랑스러우셨겠지요.
부디, 관대한 처분을 내려 주시길……
이 앞은, 도마의 탑 지하에 있는 제단으로 이어져 있다.
한 번 들어가면, 쉽게 되돌아올 수 없다는 걸 명심해라.
앞으로 나아가면, 되돌아올 수 없습니다. 앞으로 나아가겠습니까?
칫! 몬스터 천지잖아.
그 대머리, 여기서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라는 거야!
뭐라고? 어이, 아저씨!
당신, 세리카님을 두고 돌아갈 생각이야?!
……그럴 리 있겠냐!
이거 원, 무서워서 농담도 못 하겠군.
말장난할 여유가 있으면 진심으로 싸워!
방심하다간 정말로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