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사이에 자리한 깊은 계곡의 출구를 막듯이 지어진 초거대 건축물. 축적된 물은 수문으로 방수량을 조절하여 바다나 운하로 흘려 보낸다.
…………
잠시 괜찮을까, 아름.
클레베! 친서의 답장은 어떻게 됐어?
유감스럽지만……
이젠 포기해야겠지. 이건 리겔 제국의 무언의 대답이야.
황제 루돌프는 정전 교섭에 응할 생각이 없어.
소피아 침략을 계속할 셈이야.
그래……
병사들도 슬슬 한계일 거야.
게다가 리겔은 소피아에 비해 훨씬 기온이 낮아.
이 이상 계속 기다려 봤자 헛되이 체력만 낭비할 뿐이지.
알겠어, 클레베. ……출발하자.
그럼, 모두에게 그렇게 전달할게.
드디어 리겔 제국령으로의 진군이다, 라고.
…………
난 도대체 어디까지 가려는 걸까……
오오, 아름!
소식 들었어, 드디어 출발이라고 말야.
그래. 여기서부턴 리겔령이야.
지금보다 더 정신을 바짝 차려야……
…………
어이, 어이, 왜 그렇게 못마땅한 얼굴이야.
뭐, 우리만 믿고 있으라고!
우리도 예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졌으니까.
아~아, 내 눈부신 활약에 클레어가 반해 버릴지도.
로빈이 울면서 마을로 돌아간다고 하면 어쩌지?
하하하…… 그건 곤란한데.
고마워, 그레이. 기대하고 있을게.
그래!
……그나저나 리겔은 바람이 제법 차네.
싸우기도 전에 의욕이 꺾여 버리겠어.
어? 그런가.
넌 아무렇지도 않아? 대단한데.
아무렇지 않달까……
왠지 이 공기가 낯설지 않아……
허? 뭔 소리래.
……그냥 그렇다고. 자,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