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상 도제의 본거지. 거대하고 견고한 요새. 건설을 위해 도제가 지금까지 편취한 막대한 재산을 퍼부었다.
앗, 이건…… 저기, 아름!
왜, 로빈.
이 보물 상자 말야.
소피아 성의 보물고에서 가져 온 거 아냐?
그러게…… 아무래도 그런 것 같네.
열어 보자.
우와! 이 검 엄청 멋진데?
어디 보자……
……어, 어라? 무거워……!
뭐야, 꿈쩍도 안 하는데?!
아, 왕가의 검이군요.
왕가의 검?
먼 옛날, 리겔 왕국으로부터 우호의 증표로 받은 물건입니다.
양국의 왕족만이 다룰 수 있는 특별한 검이라더군요.
그렇구나…… 신기한 검이네.
로빈, 나도 한번 들어 볼래.
하핫, 힘들 텐데. 자.
…………어?
어라? 가볍잖아?
뭐야, 로빈. 우릴 속인 거야?
그, 그럴 리가……
내가 들어 봤을 땐 꿈쩍도 안 할 만큼 무거웠다고!
뭐? 그치만……
아름군이 왕가의 검을……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아름군, 당신은……
…………!
그, 그래! 그냥 소문이 잘못된 거겠지!
사실은 평범한 검인데, 어느새 왕족만 다룰 수 있다고 와전된 게 틀림없어.
그게 아니라면 내가 쓸 수 있을 리 없잖아.
……그렇네요.
긴 세월 동안, 이야기가 와전되어 전해진 걸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그 검은 아름군이 가지고 있는 편이 좋겠어요.
어…… 왜?
적어도 여기서, 그 검을 다룰 수 있는 건 아름군뿐이니까요.
다른 이가 가지고 있어 봤자 보물을 썩히는 것과 다름없지요.
그러니 아름군이 써 주세요.
으, 응…… 그럼……
왕가의 검을 획득했다
마틸다!!
클레베……!
아아, 보고 싶었어. 나의 클레베……!!
용서해 줘, 마틸다.
이렇게 오랫동안 널 고생시키다니……!
정말 미안해. 어떠한 비난도 달게 받을게.
무슨 소리야, 클레베.
네 판단은 일군의 장수로서 당연한 일.
부주의하게 녀석들에게 붙잡힌 내 잘못도 있어.
그러니 더 이상 자책하지 마, 클레베.
마틸다……
사과의 말이라면 더는 듣고 싶지 않아.
그보다…… 알고 있지……?
그래……
…………
워어…… 엄청난데.
얼굴 빨개졌어, 아름.
어……?! 아, 아냐!
네가 아름이구나.
앗…… 마, 맞아.
네가 여기까지 모두를 이끌어 준 덕분에 살았어.
정말 고마워, 아름.
새삼스럽지만, 리더인 네게 묻고 싶은데……
앞으로는 나도 함께 싸울 수 있도록 허락해 주겠어?
마틸다를 동료로 영입하겠습니까?
그래……
전력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너한테도 생각이 있겠지.
언제든 다시 말 걸어 줘.
무슨 일이야?
난 언제든 동행할 준비가 되어 있어.
실은 어제 페르난과 만났어. 감옥에 찾아왔었거든……
페르난이? 그랬구나……
그럼 전부 알고 있겠네.
응.
……우리 셋이 해방군을 만들었던 날이 먼 옛날처럼 느껴져.
앞으론 페르난과 적군이 되어 싸워야만 하겠지……
…………
난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해 왔다고 생각했어.
설령 그것이 내 뜻과 반대되는 일이더라도……
하지만 현실은 항상 내 선택을 비웃는 것 같아.
클레베? 그게 무슨……
내가…… 잘못 생각한 걸까?
클레베…… 그게 무슨 뜻이야?
…………
어이! 무슨 뜻이냐고 묻잖아.
아름을 리더로 만든 게 잘못이었다고 말하고 싶어?
이제 와서 그건 아니지 않아?!
그, 그래!
오랜 친구와 갈라서게 돼서 슬픈 건 이해해……
하지만 아름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잖아? 뭐가 문젠데!
다들 진정해!
그치만, 아름……
분명 우리가 모르는 사정이 있는 걸 거야.
그렇지? 클레베.
아름……
요즘 들어 계속 이상하다 싶었거든.
고민거리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무서웠어. 고민의 원인이 나일까 봐.
!!
그치만 클레베. 이것만은 알아줘.
날 해방군의 일원으로 받아 준 것 리더를 맡겨 준 것……
그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어.
……누가 그랬거든.
지위도 없는 내가 왜 싸워야 하냐고 말야.
그래도 난, 줄곧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었어.
마을을 나와 나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그 길을 열어 주고 이끌어 준 모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생각이야.
클레베, 루카, 마틸다, ……페르난을 위해서도.
페르난……?
페르난이…… 널 그렇게 모욕했는데도?
응……
확실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어.
그치만 클레베와 함께 해방군을 세우고
여기까지 이끌고 온 건 페르난이잖아?
그러니 가능하면 페르난에게도 은혜를 갚고 싶어.
페르난이 돌아온다면 난 기쁘게 받아들일 거야.
그래……
페르난 대신 감사함을 표하고 싶군. ……고맙다, 아름.
클레베……
마틸다 일은…… 정말 유감이야.
미안, 내 힘이 부족해서……
……그래, 네 말대로야.
어……?
그래, 전부 네 탓이라고!
마틸다가 죽은 것도, 페르난이 떠난 것도,
전부 아름, 너 때문……!
……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클레베……
…………
난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해 왔다고 생각했어.
설령 그것이 내 뜻과 반대되는 일이더라도……
하지만 현실은 항상 내 선택을 비웃는 것 같아.
내가…… 잘못 생각한 걸까?
클레베…… 그게 무슨 뜻이야?
어이! 무슨 뜻이냐고 묻잖아.
아름을 리더로 만든 게 잘못이었다고 말하고 싶어?
이제 와서 그건 아니지 않아?!
그, 그래!
그야, 연인도 친구도 잃어 슬픈 건 이해해, 그치만……
아름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잖아? 그런데 어떻게 그런 소릴 해!
그만하세요!
오라버니께 그러지 마세요……!
아……
정말 미워요…… 그레이도, 로빈도!!
오라버니는 지금 막 마틸다님을 떠나보내셨어요!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실 수 있나요?
그, 그치만……
다들 진정해.
분명 우리가 모르는 사정이 있는 걸 거야.
그렇지? 클레베.
아름……
요즘 들어 계속 이상하다 싶었거든.
고민거리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무서웠어. 고민의 원인이 나일까 봐.
!!
그치만 클레베. 이것만은 알아줘.
날 해방군의 일원으로 받아 준 것 리더를 맡겨 준 것……
그 모든 것에 감사하고 있어.
……누가 그랬거든.
지위도 없는 내가 왜 싸워야 하냐고 말야.
그래도 난, 줄곧 남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었어.
마을을 나와 나도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었어.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그 길을 열어 주고 이끌어 준 모두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생각이야.
클레베, 루카, ……페르난을 위해서도.
페르난……?
페르난이…… 널 그렇게 모욕했는데도?
응……
확실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도 있어.
그치만 클레베와 함께 해방군을 세우고
여기까지 이끌고 온 건 페르난이잖아?
그러니 가능하면 페르난에게도 은혜를 갚고 싶어.
페르난이 돌아온다면 난 기쁘게 받아들일 거야.
그래……
미안하다, 아름. 조금 전 발언은 사과할게.
하지만…… 생각할 시간을 좀 줘.
클레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