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숲을 나아간 곳에 사람의 눈을 피하듯 자리한 마을. 계속되는 약탈에 의해 사람들은 피폐해져 있다.
무슨 일이니? 이 마을엔 아무것도 없어.
법도 어기지 않고 죽은 듯이 살아왔는데……
도제와 리겔군이 들이닥쳐 쑥대밭으로 만들어 놨어.
너희, 해방군이지?
부탁이니 우리 대신 도제에게 복수해 줘.
류트와 듀테는 이 마을을 세운 선조……
영웅 소피아의 첫 번째 제자라 불렸던 마도사의 자손입니다.
대대로 뛰어난 마도사가 태어나는 집안이지요.
이 사실은, 마을 주민과 국왕밖에 몰랐을 터인데.
도대체 누가 리겔에게 흘린 건지……
!!
너희가 해방군인가?
맞는데…… 너는?
내 이름은 류트. 숲의 마을의 마도사다.
부탁이 있어, 내 여동생을 구해 줘!
여동생?
그래……
내 여동생 듀테는, 이 마을에서도 특히 뛰어난 자질을 가진 마도사야.
그런데 리겔의 요술사 타타라가 그걸 알고 듀테를 붙잡아 가 버렸지.
지금 듀테는 놈에게 조종당해 북쪽 수문을 지키고 있어.
리겔은 수문을 막아 소피아를 물에 잠기게 할 생각이야.
뭐라고?!
소피아에 홍수를 일으키려는 건가?
그래.
너희도 그걸 막아야 하잖아?
듀테를 구해 주면 내 힘을 빌려줄게.
타타라를 쓰러뜨리면 듀테도 정신을 차릴 거야.
류트를 동료로 영입하겠습니까?
그래…… 어쩔 수 없지.
너희에겐 너희의 사명이 있을 테니까.
하지만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 말을 걸어 줘.
무슨 일이지?
내 힘을 빌리고 싶은 건가?
너희, 해방군이지?
듣기론 도제의 요새에 잡혀 있는 해방군의 병사가
곧 본보기로 처형당할 거란 소문이 있어.
뭐라고?! 마틸다가……!
그래.
얼른 구하러 가는 게 좋지 않겠어?
도제의 부하들은 틈만 나면 우리 마을에 와서 난리를 치고 가.
심지어 질이 나쁜 기사에게 끌려간 아가씨도 있지 뭐니……
리겔 제국이 홍수를 일으키려 한다는 말도 있고.
아아, 언제쯤이면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까?
……아름. 잠시 할 얘기가 있어.
뭔데?
그 류트라는 청년의 여동생 말인데……
그렇게 경솔히 떠맡아도 괜찮은 걸까?
리겔의 요술 군단을 앞에 두고 그녀를 무사히 구할 수 있단 보장은 없어.
클레베……
네 말도 맞아, 하지만……
리더는 너야. 네 결정에는 따르겠어.
하지만 해방군의 목적은 마을 처녀 구출이 아냐.
때로는 비정해질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
…………
만약…… 만약에 말이야.
마을 여자애가 아닌 공주님이었다면
클레베는 분명, 목숨을 걸어서라도 구하겠지?
!! 하지만 그건……
나도 모두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
클레베 말처럼, 누군가를 희생하게 만들지도 몰라.
하지만 그건, 평민이라든가 귀족이라든가 그런 이유가 바탕이 되어서는 안 돼.
내 생각은 그래.
아름……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부디 힘을 빌려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