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을 위해 만들어진 신전이며, 미라 신앙의 중심부이기도 하다. 아름답고 장엄한 모습에 소피아의 보물로도 여겨진다.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미 이곳엔……
이 신전의 북쪽은 돌크가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는 도마 교단의 대기도사로 사룡을 불러들일 수 있다고 해요.
발을 들인 자는, 머리부터 잡아먹힌다고……
이 신전에 있는 미라 수문은 소피아 왕가의 일족만이 열 수 있습니다.
리마 4세께서 돌아가신 지금 그 누가 수문을 열 수 있겠습니까.
듣자 하니, 서쪽 수문도 리겔군에게 점령당한 모양이던데……
이대로라면 대홍수가 일어나고 말 겁니다.
……어이. 아무도 없는데?
그 미라님이란 건 어디에 있는 거야?
그럴 리가……
어째서 신전에 미라님이 안 계신 거야?!
무슨 일이 있었냐고요?
……제 입으론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이 신전을 오랫동안 모셔 오신 일마 시스터께서
기스 요새에 갇혀 계시거든요.
일마 시스터의 허가 없인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아아, 안테제님!
일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면목 없습니다, 안테제님.
제가 갇혀 있던 수 년 사이에, 리겔군의 습격이 있었습니다.
미라님은 끌려가시고, 안테제님의 서클렛도
약탈을 당했는지, 더는 이곳에 없습니다……
미라님께서 리겔로 끌려가셨다고요?!
확실한 건가요?
네……
루돌프 황제가 직접 미라님의 힘을 봉인하여
어딘가로 끌고 가 버렸다고 합니다.
루돌프 황제가……
서둘러! 미라님, 큰일입니다!
미라님, 도와주세요!
미라님!!
리겔 황제가 우리 소피아에서 뭘 꾸미고 있는 거죠.
왕의 이빨……
이 검이 의미하는 바, 미라님이시라면 모르지는 않으실 터
이놈…… 네 이놈, 우리의 맹약을 깨는 것이냐!!
도마 녀석……!
이봐…… 이제 어떡할 거야?
이 신전에 오면 어떻게든 되는 거 아니었어?
그러니까, 그건 미라님이 계실 때의 얘기고.
우리라고 설마 미라님께서 끌려가셨을 줄 알았겠냐고!
하지만 이제야 대지가 마르게 된 이유를 알았어.
미라님의 은혜가 없어졌기 때문이야……
…………
이제 어떻게 하죠? 세리카님.
그야 당연히,
미라님을 되찾으러 가야지.
……그렇………… 네에~~~?!
되, 되찾는다니…… 어디서, 어떻게요?!
글쎄……
리겔군에게 끌려가셨다고 했으니 리겔에 계시겠지.
마침 이곳은 리겔과 소피아의 국경이기도 하고.
이대로 리겔로 넘어가자.
하, 하지만…… 리겔로 넘어가 싸운다는 건……
지금껏 도적이나 해적을 상대로 싸웠던 것과는 전혀 다를 거예요.
좀 더 신중히 생각해 보시는 게……
그렇다 해도 내 대답은 변하지 않아.
저기, 다들 떠올려 봐.
모두 안 될 거라고 했던 일도 우린 몇 번이나 이겨 내 왔어.
그러니 좀 더 우리의 힘을 믿어 보자.
우리라면 분명 미라님을 되찾아 올 수 있어.
이 혼란으로 가득찬 세계를 구할 수 있는 건 미라님뿐이셔.
틀렸어.
어?
…………
다, 당신은……
그건 너야, 세리카.
……아니, 왕녀 안테제.
!! 어떻게 그걸……
네게 줄 것이 있다.
그건, 리프리카님의 서클렛……!!
뭐라고요?
어째서 당신이 그걸 갖고 있는 거죠?
지금은 그런 얘길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세리카, 넌 이걸 받아들일 의지가 있는가?
네……? 그게 무슨 뜻이죠?
이건, 단순한 어머니의 유품이 아니다.
넌, 소피아의 왕녀로서
이 왕관을 머리 위에 쓸 각오가 되어 있냐는 거다.
……전…………
전, 나라라든가 세계라든가 그런 어려운 것들은 몰라요.
하지만 여기에 있는 모두를……
그리고, 이곳엔 없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 싶어요.
다른 누구도 아닌 제 의지로,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서요.
이것도 각오라 할 수 있나요?
……충분하다.
그럼 이걸…… 왕녀 안테제.
네……
세리카가 프린세스로 클래스 체인지했습니다.
와아……
정말 아름다우세요, 세리카님!
바보야, 언제까지 세리카님이라 부를래?
어, 그러니까…… 안테제님.
괜찮아. 세리카라고 불러 줘.
하지만 앞으로는 날 숨기지 않을 거야.
그로 인해 곤란한 일에 처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모두. 날 따라와 주겠어?
……어쩔 수 없지. 맹세해 줄게.
아가씨…… 아니, 왕녀 안테제.
우리의 영원한 충성을 그대에게……
다들…… 고마워.
미라는 도마 교단의 사제, 쥬다의 주도로
교단의 거점이기도 한 도마의 탑에 잡혀 있다고 한다.
도마의 탑이요? 거기에 미라님께서……
리겔로 갈 생각이라면, 현자의 마을에 사는 할크를 찾아가라.
분명 힘이 되어 줄 거다.
네. 감사해요.
…………
이젠 정체를 물어볼 생각도 안 드네요.
나쁜 사람도 아니고, 날 도와주려 하시잖아.
그걸로 충분해.
그런데…… 왜일까.
어쩐지 그리운 기분이 들어……
루돌프는 미라님을 끌고 가기 위해 성검 팔시온으로 힘을 봉인했습니다.
필시, 사신 도마가 루돌프에게 하사한 것이겠지요.
도마의 탑으로 가면, 미라님을 구출할 가능성이 있지만……
신룡 도마를 쓰러뜨리는 건 팔시온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성 안의 사람에게 들었는데요, 갓 태어난 안테제님을 보시곤……
리프리카님께서, 결코 미라님께 보여선 안 된다고 하셨다네요.
그건 도대체 무슨 뜻이었을까요?
뉘시오?
그렇소, 내가 수문지기요……
뭬요? 수문을 열라고?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이 수문을 열 수 있는 건 소피아 왕가의 일족뿐이라오.
그쪽 명령은 들을 수 없소!
오오…… 그 서클렛은 틀림없는 소피아 왕가의 문장!
그럼 당신이 행방불명되셨던 안테제 왕녀님이시군요……!
살아 생전 왕녀님을 뵐 수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습니다.
아아, 수문 말씀이십니까.
네, 지금 당장 분부에 따르겠습니다……
하오나 안테제님.
이 수문을 연 것만으론 물이 흐르지 않습니다.
동시에 서쪽 수문도 함께 열어야만 합죠.
서쪽 수문……
그거라면, 문제없어요.
네? 뭐 짐작 가는 것이라도?
아름이 이런 일을 모른 척할 리 없는걸요.
분명 수문을 열어 줄 거예요.
그렇지? 아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