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발생한 동굴을 조금 손봐, 여신 미라를 모시기 위한 사당으로 사용한 장소. 최근에는 도적들이 모이는 장소로 변했다.
저 사당은……?
아아, 아름은 마을에서 나온 적이 없어서 모르겠구나.
저 사당은 대지모신 미라를 기리는 곳이었는데
요즘에는 기근이니 뭐니 해서 아무도 찾지 않는 곳이 돼 버렸어.
도적들이 자리를 잡기에는 딱 좋은 곳이지.
그럼 잡혀 있는 사람도 저기에 있는 걸까……
뭐, 뭐야?! 히익, 한 번만 봐 줘!
난 그냥 망만 봤을 뿐이라고!!
도적은 도망쳤다……
네, 네 녀석들, 또 왔냐?!
그러니까 난, 망만 봤을 뿐이라니까!!
도적은 또다시 도망쳤다……
적이 어디에 숨어 있을지 몰라…… 신중하게 나아가자.
동굴 안에 충만한 것은 꿈틀거리는 인간의 기척과, 곰팡이 냄새. 여신을 모시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도 지금은 완전히 도적들의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 버린 모양이다.
아앙? 뭐냐, 너희는?
이제 막 재미 좀 보려고 하는데 눈치 없게 말이야……
어이, 얘들아! 얼른 정리해 버려!!
끈질긴 녀석들! 내가 방해된다고 했지?!
얘들아, 나와라! 얼른 처리해 버려!!
쳇, 기세등등해 가지고선……
정의의 사도 흉내라도 내는 거냐? 짜증난다고!!
크아아아악……! 제길…………
이봐, 괜찮아? 정신 차려!
……으……
아, 당신은 누구시죠……? 저는…… 대체……
넌 도적들에게 납치당해 이 아지트에 감금되어 있었어.
하지만 이제 괜찮아.
도적들은 모두 우리가 해치웠으니까.
그, 그러셨군요……
저는 도적에게 둘러싸인 후로 정신을 잃어 버려서……
구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너…… 이름은?
네, 실크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머나먼 동쪽, 노바 섬의 수도원에서 왔지요.
그나저나 당신.
대체 무슨 일로 그렇게 먼 곳에서 굳이 여기까지 온 거야?
!! 아, 맞아!
저에게는 중요한 사명이 있어요!
람 마을의 마이센님을 만나야 하는데……
우리 할아버지를? 마이센은 우리 할아버지 이름이야.
앗……
그럼 당신이 마이센님의 손자이신 건가요?
…………!!
그 왼손에 있는 흉터는……
아아, 이거?
신기하지? 태어날 때부터 있던 거야.
옛날엔 같은 흉터를 가지고 있는 여자아이도 마을에 있었지.
……그랬군요. 당신이……
……? 왜 그래? 실크.
……아름님. 당신에게 전해드릴 게 있습니다.
부디 이걸 받아 주세요.
아…… 이건?
『미라의 톱니』……
대지모신 미라님의 힘을 봉인한 보물입니다.
틀림없이 아름님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하지만 괜찮아? 이건 할아버지한테 줄 예정이었잖아……
아뇨. 당신이 사용해 주세요.
아름님은 이미 마을을 떠나 여행을 시작하신 거죠?
이건 당신에게 필요한 물건이랍니다.
그런가…… 그럼 고맙게 받을게.
이건 어떻게 쓰는 건데?
『미라의 톱니』는 이쪽의 의지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사용해야 할 때가 온다면 톱니가 알려줄 거예요.
아, 톱니가? 그건 대체 무슨……
아……
마침 미라님께서 당신에게 뭔가를 전하고 싶으신가 봅니다.
……윽! 톱니가 빛나고 있어……
이건……?
……여긴…… 어디지?
……!! 저건…… 소피아 성?!
그럼 여기가 소피아란 말이야?
대체 어째서…… 왜 이런 일이…………!
……우와아아아앗!!!
아름님…… 뭐가 보이셨나요?
바, 방금 머릿속에서……!
실크, 대체 이건……?!
진정하세요, 아름님. 그건 현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 혹은, 언젠가 일어났던 일.
그것들을 미라님의 힘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방금 본 광경이 앞으로 일어난다고……?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만약 불길한 것을 보셨다면 그리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지요……
그게 분명, 미라님의 뜻일 겁니다.
…………
미라의 톱니를 획득했다
아름님……
전 이곳으로 향하는 동안 소피아의 참상을 확인했습니다.
신의 은혜도, 이끌어 줄 왕도 잃고 사람들은 망연자실해 있었지요.
이러한 상황을 외면할 순 없습니다.
부디 저도, 아름님과 함께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실크를 동료로 영입하겠습니까?
그런가요……
함께할 수 없어 아쉽지만 아름님께서 그리 말씀하시니……
무슨 일이신가요?
제 힘이 필요하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