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마법을 무효화하는 반지를 찾아 고대 유적을 찾은 클레어와 마틸다. 과연 무사히 반지를 얻을 수 있을까…?
우후후………… 예상대로네요.
다들, 원정과 전투로 지쳐 곯아떨어진 모양이에요.
자, 이틈에 얼른 출발해야겠어요.
이걸 위해, 오늘은 후방에서 체력을 아껴 두었으니까요.
서두르지 않으면 새벽까지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몰라요.
클레어.
꺄악!!
아…… 미안. 많이 놀랐어?
마틸다님……! 여긴 어쩐 일로?
마침 네 천막에 찾아가려던 참이었어.
오늘 전투, 어쩐지 너답지 않게 움직임이 둔했던 것 같아서……
몸이라도 안 좋은가 싶었거든.
우………… 잘 보셨네요…………
하지만 지금 모습을 보아하니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이런 야심한 시간에 어딜 가려고?
……마틸다님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제가 지금 바빠서요. 이만 실례하겠어요!
그럴 순 없어.
이런 시간에 혼자 외출하는 건 너무 위험해.
안 그래도 요즘 몬스터가 빈번히 출몰하는데……
그래도 상관없어요.
왜냐면, 바로 그 몬스터를 만나러 가는 길인걸요.
……뭐라고?!
이건 놀랍군……
사당 깊숙한 곳에 이런 유적이 있었다니.
이곳은 먼 옛날 지하에서 번영한 왕국이었대요.
절 돌봐 주었던 유모가 이 근처 마을 출신이거든요.
그 왕국에선 마도 연구가 몹시 번성해서
마침내, 모든 마법을 무효화하는 반지를 만들어 냈다고 해요!
그 반지는 지금도 몬스터들의 보호를 받아, 사당 깊숙한 곳에 잠들어 있다……
자장가처럼 몇 번이고 들은 이야기예요.
그래서 전, 이 원정으로 사당 근처까지 올 수 있다는 걸 알고
그야말로 절호의 찬스라 생각했죠!
으~음, 하지만……
정말 그런 꿈 같은 반지가 존재할까?
어머, 그럼 저희 유모가 거짓말이라도 했다는 건가요?
아아, 미안. 그럴 생각은…………
애당초, 억지로 따라온 건 마틸다님이시잖아요.
돌아간다고 하셔도 딱히 상관은 없어요.
그럴 순 없어.
네게 무슨 일이 생기면 클레베가 얼마나 슬퍼할지……
……………………
그런데, 왜 그렇게 그 반지를 갖고 싶어 하는 거야?
넌 마법 실력도 나쁘지 않고, 급하게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
그, 그건……
………………앗!
어?
찾았다! 찾았어요, 이 반지가 틀림없어요!!
맙소사…… 정말 존재할 줄이야……
다행이다, 이제…………
이제?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자, 얼른 돌아가요.
……잠깐만, 클레어.
전설에 따르면, 그 반지는 몬스터가 지키고 있다고 했잖아?
그런데 여기까지 오는 동안 몬스터라곤 한 마리도 못 봤는걸.
그러게요. 운이 좋았어요.
아니, 운이 좋았다든가 그런 문제가 아닌 것 같아.
어쩌면, 그 반지를……
꺄악! 뭐, 뭐죠?!
아아…… 역시 그런 거였어.
몬스터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죠?!
진정해, 클레어.
아무래도, 그 반지를 갖고 나가려 하면
봉인이 풀려서, 몬스터가 깨어나도록 장치가 되어 있는 것 같아.
전 고작해야 한두 마리일 줄 알았어요.
어쩜 좋죠, 이렇게나 많이…………
그러게. 우리 둘만으로 전부를 쓰러뜨리는 건 불가능해.
이렇게 된 이상…… 저기를 봐, 클레어.
네?
저기까지 가면 몬스터도 쫓아오지 못할 거야.
일단,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걸 목표로 하자.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마틸다님……
자, 가자! 방심은 금물이야.
무, 물론이죠! 저도 알고 있다고요!!
큭…… 난…… 여기서 죽을 순…………!
……클레베…… 미안해…………
싫어…… 싫어요………… 이런 건…………!
살려 주세요, 오라버니…… 페르난…………
후우…… 무사히 빠져나온 모양이야.
결국 날이 새 버렸네.
……저………… 죄송해요, 마틸다님……
저 때문에 위험에 빠지게 되셨잖아요.
어떻게 사과드려야 할지……
뭘, 신경 쓸 거 없어.
따지고 보면 내가 멋대로 따라온 거니까.
마틸다님……
그보다, 반지는 무사해?
전투 중에 떨어뜨리거나 한 건 아니겠지?
네! 여기 잘 있는걸요.
밝은 곳에서 봐도 정말 아름다…………
자, 잠깐……!
어어?! 이, 이게 무슨 일이죠?!
반지가 사라져 버렸어요…………!!
……설마……
마틸다님, 뭐 짚이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아니, 그 반지는 전설 속 지하 왕국의 물건이잖아?
어쩌면, 지하에서 만들어진 건
지상의 햇빛 아래선 버틸 수 없는 거 아닐까……?
그런…………! 너무해요.
이래선, 오라버니가……
클레베? 클레베가 왜?
……이 반지는 원래 오라버니께 드릴 생각이었어요.
오라버니께선 굉장한 실력자시지만 마법만은 서투르시잖아요?
그러니까, 이것만 있으면
오라버니께서 위험에 빠지는 일도 없어질 거라 생각했어요…………
클레어…………
괜찮아, 네 오빠는 소피아 왕국 최강의 기사잖아.
네가 걱정할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야.
하지만 그게 어떻게 손에 넣은 건데……!
게다가 클레베는 그런 반지보다
클레어가 건강한 모습으로 곁에 있어 주는 게, 훨씬 더 힘이 될걸?
아…………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그러니 앞으로 이런 위험한 일은 참아 줘.
마틸다님……
네, 맞아요. 마틸다님 말씀대로예요.
감사해요. 마틸다님.
저, 오라버니를 믿어요.
이런 반지가 없어도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거라는 걸!
그래, 클레베에 대한 거라면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어.
그런 내가 보증할게!
……어머!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오라버니에 대한 건 제가 제일 잘 알고 있는걸요!
아…………
자만하지 말아 주세요!
에잇, 마틸다님 미워!
아아, 미안. 내가 실언했어.
기다려 줘, 클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