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어, 클레어. 컨디션은 어때?
평안하신가요, 그레이. 전 그저 그렇답니다.
말을 걸어 준 게 아름이었다면 아주 좋았겠지만 말이에요.
아~아. 여전히 까칠하네.
슬슬, 내 진심을 알아줄 때도 되지 않았어?
당신이야말로, 그런 농간은 그만둬 주시겠어요?
뭐? 농간……이라고?
자각이 없으신 건가요? 정말 어처구니없군요……
됐으니, 못 들은 걸로 해 주세요.
앗, 어이!
……저게 무슨 소리야?
앗, 클레어! 잠깐 기다려 봐!
어머, 무슨 일이신가요?
아니, 저번에 말야…… 농간이 어쩌고 했던 거.
아아…… 정말 모르시겠어요?
모르겠으니까 이렇게 묻고 있지.
그럼, 그레이.
그레이는, 저랑 무엇이 하고 싶으신 건가요?
그러니까, 너한테 반했다고 했잖아.
그럼 좀 더 진지하게 말씀해 보세요!
마치 인사말처럼 좋아한단 말을 듣고,
기뻐할 여성이 이 세상 어디에 있겠어요?
아니, 아니, 아니, 난 언제나 진지했다고!
아뇨.
당신은 제 마음을 얻는 것보단,
자신이 상처 받지 않는 게 더 중요해 보이는걸요.
제가 만약 고백을 거절한다면 농담이었다며 도망칠 생각이시죠?
난…… 그럴 생각은……
이해를 못하시는 것 같으니 제가 친절히 알려드리지요.
그러한 태도는, 상대방에게도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요.
저한테는, 진지해질 가치도 없다는 건가요?
……아셨으면 앞으론 말 걸지 말아 주세요.
클레어……
저…… 그레이.
……왜.
말 걸지 말라고 한 건 너잖아.
그 일 말인데요…… 제가 너무 심했어요.
좀 짜증이 나 있었거든요. 아름이 세리카씨랑, 그……
굉장히 깊은 사이라는 걸 깨달아 버려서 말이에요.
…………
애먼 사람에게 화풀이를 했어요. 부디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말아 주세요.
정말…… 죄송했습니다.
마음 같아선 용서를 구하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한 일이겠죠.
그치만, 그, 저……
전 당신과의 대화가 무척 기다려졌답니다.
절 좋아해 주셔서 그런 게 아니라,
당신의, 남을 배려하는 말투가 몹시 좋았거든요.
그것만은 믿어 주세요.
……클레어.
네, 네! 왜 그러시죠?
나, 역시 네가 좋아.
네……? 가,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그러니까, 네 그런 점이 좋단 소리야.
말해 두겠지만, 나 지금 진지하다고?
하아…… 저기, 그러니까…………
이건 이거대로 어떻게 답하면 좋을지 고민되네요……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