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아암……
어라, 파이슨. 엄청난 하품이군요.
어제도 아침에 돌아오신 모양인데……
저도 그렇게 몇 번이나 못 본 척해드릴 순 없습니다.
정도껏 해 주세요.
예이, 예이.
아~아, 기사님은 딱딱해서 싫다니까.
너희는 이렇게 신나게 놀러 가지도 않아?
상황이 상황이니까요. 전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오? 뭐야.
의외로 클레베님도 털면 먼지가 나오는 타입?
먼지인지는 알 수 없지만,
궁궐 안에선 제법 부인들 입에 오르내렸다고 합니다.
뭐야, 그런 고상한 거 말고……
좀 더 이렇게, 재미있는 얘기 없어?
클레베님, 불결해! 하고 모두가 난리 칠 만한 거 말야.
응? 응? 알려 줘~! 제대로 퍼뜨려 줄 테니까.
하아…… 세속적인 이야기 말이군요.
저기, 루카.
네, 무슨 일이시죠?
얼마 전에 했던 얘기 말인데, 넌 어때?
저 말입니까?
전 딱히 말씀드릴 만한 게 없는데요.
거짓말.
마을 아가씨들도, 저분은 누구신가요? 라며 날 못살게 군다고.
네 덕분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니까.
답례로 얘기 좀 해 줘.
억지로밖에 안 들립니다만…… 으~음……
아, 고향에 오랫동안 교제한 여성이 있습니다.
와아! 그래?!
어떤 여자야? 미인? 나이는? 앞으로의 계획은?
파이슨…… 안 어울리게 왜 그러십니까.
이런, 적의 모습이 보이네요. 출발하죠.
앗, 잠깐만! 거기 서 봐~!!
흐흥~ 루카! 드~디어 잡았다.
자, 자. 네 여자 친구에 대해 하나도 남김없이 털어놔 보시지.
털어놓으라 하셔도……
정말로 말씀드릴 만한 게 하나도 없는걸요.
……어이, 루카. 전에도 생각한 건데 말야.
그 권태로운 느낌은 뭐야. 혹시 여자 친구 별로 안 좋아해?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렇게 떨어져 있어도 딱히 만나고 싶지도 않고.
전 어딘가 결여되어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특히, 클레베와 마틸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런 정열은, 제 안엔 없을 것 같거든요.
야, 야…… 아직 젊은 게 무슨 소리야.
뭐어, 네 맘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그치만 말야, 딱히 그게 나쁜 건 아니잖아?
그런가요?
그래.
클레베님과 마틸다님처럼
저렇게 요란스러운 연애만 정답이란 건 아니니까……
너도 조만간 그 여자 친구가 보고 싶어질지 어떻게 알아?
그럼 만나러 가면 되는 거라고.
파이슨……
네, 그렇게 할게요.
뭐, 진작에 다른 남자와 교제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럼 위로해 줄 테니까 언제든 말하라고.
신나게 놀러 가자. 물론, 루카 네 돈으로.
후후…… 네. 그땐 잘 부탁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