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
놀랐습니다. 이런 곳에서 독서 중이십니까?
우왓……!
아, 아, 아…… 안녕, 루카! 잘 지내지?
지금은 전투 중입니다. 너무 위험한 거 아닌가요?
……응. 네 말이 맞아.
하지만 결코 게으름을 피운 건 아니야.
부탁할게, 이 일은 클레베님께……!
말 안 하겠습니다. 딱히 탓하려던 건 아니니까요.
그런데, 뭘 읽고 계셨나요?
아아. 이건 오래된 병법서야.
집을 나올 때 아버지 책장에서 빌려 왔지.
우리 아버진 학자시거든. 어렸을 때부터 책은 부족함이 없었지.
흐음…… 그러셨군요.
부럽습니다. 저도 독서를 좋아하거든요.
아아, 그러고 보니 너도 자주 책을 읽곤 했지.
네.
하지만 어린 시절엔, 아버지께서 무예 단련만 시키려 하셔서……
단 하루라도 좋으니, 하루 종일 느긋하게 독서가 하고 싶었습니다.
……흐음. 그랬구나.
……………………
저…… 폴스. 잠시 괜찮을까요?
아아, 물론이지! 무슨 일이야, 루카.
저번에, 제 집안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지 않습니까.
그때, 폴스의 얼굴에 살짝 그늘이 진 것처럼 보였거든요……
제가 뭔가 불쾌한 소리라도 했나요?
……미안, 얼굴에 드러내 버렸구나.
아니, 별거는 아닌데.
난 루카와 반대로, 어렸을 때부터 기사가 되는 게 꿈이었으니까
사실은 공부가 아닌, 검이나 창을 배우고 싶었거든.
그러셨군요……
뭐, 그렇다 해도 가르쳐 줄 사람도 없었지만.
그래서 네가 좀 부러웠어.
후훗, 저라도 괜찮다면 기꺼이 바꿔드렸을 텐데요.
인생이란, 마음처럼 되지 않네요.
아아, 정말 그래.
폴스……
또 전투 중에 독서 중이신가요? 위험하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우왓……!
아, 안녕, 루카. 오늘도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네!
고맙습니다. 이번엔 뭘 읽고 계셨나요?
이건 소피아 역사에 대해 쓰여진 책이야.
실은, 저번에 그렇게 말한 걸 조금 후회하고 있어.
후회요?
그래.
지식 중에서도,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 있잖아?
예전의 난 그걸 몰랐거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아쉬워.
실제로, 이렇게 클레베님의 부관이 된 지금은
자신의 무지함에 좌절하기 바쁘니까.
폴스……
저도 좀 더 성실하게 훈련을 받을 걸 그랬다고
죽을 위기에 놓일 때마다 생각하는걸요.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그래…… 응, 네 말이 맞아.
좋아, 루카! 지켜보라고.
난 교양도 무예도,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기사가 되어 보일 테니까!
네, 폴스라면 분명 될 수 있을 겁니다. 기대하고 있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