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베.
아아, 루카.
어떻습니까, 리더를 넘겨준 기분은. 어깨가 가벼워지셨나요?
하핫, 가차없구나.
하지만 너 같은 이가 곁에 있어서 든든해.
보다시피, 폴스도 파이슨도 저 모양이니까.
폴스는 성실하지만 쉽게 흥분하고, 파이슨은 애당초 열의란 게 없고.
두 사람 모두, 전장에서는 우수하지만……
하하……
이 얘긴, 특히 폴스에겐 들려줘선 안 되겠네요.
충격으로 드러누워 버릴걸요. 분명.
그러니까, 그런 게 문제인 건데……
아무튼, 그래서 네가 있어 다행이란 말이 하고 싶었어.
앞으로도, 냉정한 시각으로 우리를 지켜봐 줘.
…………
…………
왜 그래, 루카. 어쩐지 우울해 보이는데.
클레베……
그게, 얼마 전 대화에 대해 좀 생각해 봤거든요.
얼마 전이라면…… 내가 지켜봐 달라 했던 그것?
네.
전 옛날부터, 흥분이란 단어와는 연이 없었죠.
파이슨처럼, 모든 걸 남 일처럼 방치하는 것도 아니지만요.
그렇다고, 정신 못 차리고 무언가에 빠져 본 적도 없고……
그런 제 자신이 내심 고민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
항상 냉정함을 지킬 수 있는 건 더없는 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뭐, 남의 떡이 커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겠지요.
루카.
클레베. 무슨 일인가요?
이제 곧 이 싸움도 끝이 나.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네 냉정한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지.
지금 난 리더도 뭣도 아니지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어.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설마, 저번 그 얘기를 신경 쓰고 계신 건가요?
으음……
아무래도 난 연기 체질이 아닌가 봐.
역시 이런 일은 앞으로도 네게 맡겨야겠어.
후후……
알겠습니다, 맡겨만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