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득 장소: 도마 신전, 통로
클레베!
페르난…… 정말로 왔구나.
그럼!
이제 나도, 공식적으로 명예로운 소피아 기사단의 일원이 됐어.
이런, 이런……
이걸로 난 너희 가족의 원망을 받겠군.
페르난이 위험한 일을 할 땐 언제나 클레베가 원인이라고 말야.
그야 별 수 있나.
누님과 나무를 타거나 물놀이를 할 수도 없고, 해도 재미없을 테니.
……뭐, 클레어 같은 예외도 있지만 말야.
클레어라면, 어머니께서 매일같이 골머리를 앓고 계시지.
저래서야 결혼이나 하겠냐고 말야.
네가 기사단에 들어간 걸 알면, 따라 들어오겠다고 할지도 몰라.
소외당하는 걸 제일 싫어하니까.
하하하……
아무리 클레어라도 그렇게까지 하진 않겠지.
슬슬 자수 놓는 법이라도 배워 조신하게 행동할 나이잖아.
나랏일은 우리에게 맡기고 얌전히 집에 있게 해야지.
나랏일이라……
클레베?
아니……
폐하를 섬기는 몸으로서 이런 말을 입에 올리고 싶진 않지만
최근, 왕궁에서의 도제의 행동은 도저히 눈을 뜨고 볼 수 없더군.
이제 소피아의 실권을 쥔 건 녀석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야.
그래, 그 너구리 영감 말인가.
아버지도 무언가의 압력을 받아 고생하고 계시지.
너희 아버지는 좋은 분이시니까.
영주민의 생활을 괴롭게 만들고 싶지 않으신 거겠지.
하지만 지금의 소피아에서 도제의 비위를 거스르긴 힘들어.
눈치껏 행동할 필요가 있어.
……그래. 나도 마이센경의 전철을 밟는 건 사양이야.
그 일은 지금 생각해도 원통해.
마이센경이라면, 폐하를 올바른 길로 인도해 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뭐, 축출당한 지금으로선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지만.
아~아, 그런데……
후계가 모두 없어져 버렸으니, 소피아 왕가는 앞으로 어떻게 되려나?
기사단이 있어도 지켜야 할 왕이 없다면, 그런 재미없는 농담이 또 어디 있겠어.
말조심해, 페르난.
폐하는 아직 정정하시다. 후계는 앞으로 태어날 가능성도 있어.
우리 기사가 왕을 고를 순 없지만 백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터.
그게, 명예로운 소피아 귀족의 의무잖아?
클레베…… 그래, 네 말이 맞아.
설령, 왕이 없다 하더라도 이 나라는 우리 기사가 지켜 보여야지!
……그러니 앞으로 잘 부탁해. 선배.
하핫…… 그래, 맡겨만 줘.